크라잉넛은 코로나19로 공연이 끊긴 몇 달 동안 내달 24일 발매 예정인 베스트 앨범 작업에 몰두했다. 기존 곡들을 새롭게 녹음했다. 지난달 25일 선공개한 재녹음본 '좋지 아니한가'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업계 전체가 힘든 상황이니 고민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 음반·음원 판매량 등 수익 구조가 다각화돼 있는 K팝 아이돌가 달리 홍대 앞 인디 밴드들은 대부분 생계를 콘서트에 의존한다. 그런데 공연 대다수가 취소돼 수익이 없어졌다. '투잡'을 하는 인디 밴드들도 상당수다. 크라잉넛은 최근 흐름인 온라인에서 우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크라잉넛의 유튜브채널이 그것이다.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현재 레이지본, 최고은 등이 참여한 '크라잉넛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베이스 한경록은 "일단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어설펐어요. '아재들이 열심히 한다'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여줘서 다행이죠. 하하. 처음에 저희가 셀카봉을 든 채 카메라를 쳐다보며 말을 하는 것이 이상하고 민망했는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달 7일 데뷔 25주년 콘서트를 유튜브에서 여는 등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도 펼쳐오고 있다. 보컬 박윤식은 "저희가 25년을 해오면서 온라인 공연은 처음 접하는 문화"라고 했다.
한경록은 "초반에 정말 어색했어요. 무엇을 하든 무반응이고, 정적이 생기니까요. 그런데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니까 좀 나아지더라고요. 팬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을 알아가고 있어요"라고 긍정했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은 대안이지 무조건적인 정답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멤버들은 코로나19 시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드럼 이상혁은 "엔터테인먼트는 어쩔 수 없이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방심하지 않고 변화를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아코디언·키보드 김인수는 "코로나 시대에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여겼다. 한경록은 "1년 전에 공연한 록 페스티벌 무대가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하죠. 앞으로 이런 에스엠카지노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오싹해지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공연장에서는 블루투스를 나눠주고, 관객들이 무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도 내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좋은 지원 프로그램도 있어서 저희도 나름 머리를 싸매고 나아가려고 하고 있어요." 크라잉넛은 오는 9월19일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철저한 방역을 기본으로 한 거리두기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에스엠카지노의 25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도 기획하고 있다. 11월에는 베스트앨범을 LP로도 낸다. 1995년 4월5일 서울 홍대앞 클럽 '드럭'.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바나'의 프런트맨 커트 코베인(1967~1994)의 1주기 추모공연은 수많은 음악 관계자들이 한국 인디음악이 태동한 순간으로 꼽는 명장면이다. 당시 객석에 있던 크라잉넛 멤버들은 무대에 난입했다.
콘서트 막판에 드럭 밴드가 기타와 앰프를 부수기 시작했는데, 열혈청년이던 크라잉넛 멤버들도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줄 알고' 같이 올라와서 부쉈다. 한 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캔맥주를 향해 다이빙을 하기도 했다. 이듬해 5월 홍대와 명동 한복판에서 열린 거리 공연 '스트리트 펑크쇼'에 에스엠카지노 쿠폰이 참여하면서 이를 기점으로 인디 신은 활활 타올랐다. 홍대 앞에 떠오르는 주자이던 크라잉넛은 1998년 '말달리자'가 크게 히트하면서 전국구 스타가 됐다. '밤이 깊었네' '좋지 아니한가' '매직서커스유랑단' 등 히트곡을 줄줄이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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