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편견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분법적인 사고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해 논하는 게 잘못됐다는 사회적 인식이 생기면서 큰 틀에서 이러한 가치를 녹인 작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이코니까 괜찮아’에 자폐 스펙트럼의 문상태(오정세)가 등장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일 것이다. 이 드라마는 스스로 소개하기를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한다.
정확히 누가 사이코라고 콕 집어 말해주지는 않지만, 일단 첫방송부터 지난 4회 동안 펼쳐진 이야기로 여주인공 서예지가 타이틀롤 사이코로 확인된다. 고문영은 섬뜩하지만 촌철살인의 교훈을 주는 잔혹동화를 써서 대중의 인기가 높은데, 일상에서도 안하무인의 행동과 독설이 보는 이로 하여금 그를 사이코로 점찍게 만든다. 타인에 대한 배려 따위는 없어서 소시오패스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반사회적인 인격 성향으로 물의를 일으키기가 다반사다. 여기에 빼어난 외모와 그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옷과 모자, 구두 등 화려한 착장은 그를 결코 평범하게 볼 수 없게 한다.
그의 타고난 미모와 마성의 필력, 그에 따른 명성과 인기는 사람들에게 그의 반사회적인 애티튜드를 용인하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안전바카라사이트에도 재력이나 권력 혹은 뛰어난 커리어를 방패 삼아 거침없는 언행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의 주변인들 등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러려니 받아주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어느 정도의 갑질과 돈질, 자랑질은 요즘 어디 고문영뿐이랴. 단지 동화작가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섬뜩함과 이를 배가하는 서예지의 중저음 목소리가 고문영을 좀더 특별한 문제적 인물로 만들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잘못된 행동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결국에 고문영의 일거수일투족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드라마 안 이야기 속에서도 그렇고, 드라마 밖 현실에서도 말이다. 무엇보다 드라마 밖에선 심각한 토론이 벌어지기에 이르렀다. 강태를 향해 던지는 대사와 행동들이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방송 직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쇄도할 정도로 성희롱 및 성추행과 관련된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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